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란: 혁신인가, 리스크인가?

by blog48774 2025. 9. 4.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제도화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름 그대로 ‘가치가 안정된 암호화폐’로,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 혹은 금과 같은 자산에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큰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실생활에서 결제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을 무기로 실생활 결제, 송금, 자산 이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혁신과 리스크 사이의 균형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혁신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과 동시에, 통화정책·외환안정성·금융시스템 리스크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째, 스테이블코인의 개념과 장점, 둘째, 제도화 과정에서 불거지는 법·규제 논점, 셋째, 개인 투자자와 금융소비자가 대비해야 할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란: 혁신인가, 리스크인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란: 혁신인가, 리스크인가?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이며,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가?

 

스테이블코인은 전통적인 암호화폐와 달리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안정성을 확보한 디지털 자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USDT(테더), USDC(USD코인) 등으로, 미국 달러 가치에 1:1로 연동됩니다. 즉, 1달러의 가치 변동에 맞춰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투자자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여러 가지 장점으로 이어집니다.

첫째, 결제 및 송금 수단으로서의 효용성입니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하루에 10% 이상 출렁이는 자산은 거래 대가로 쓰기 어렵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이므로, 해외 송금이나 온라인 결제 등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특히 기존 은행 송금망보다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글로벌 송금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둘째, 금융 접근성 확대입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에게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서비스 접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신흥국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일종의 대체 통화로 사용되며, 화폐 가치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셋째,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의 촉매제입니다.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담보나 결제수단으로 핵심 역할을 합니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어, 디지털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의 대체재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자산이라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법·규제 논쟁 —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우려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가능성과 별개로, 각국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은 여러 우려를 제기합니다.

첫째, 통화정책의 무력화입니다. 특정 국가 내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사용된다면, 해당 국가는 자국 통화를 활용한 통화정책 집행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자국 통화 대신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화폐로 유통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통화 주권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금융안정성 리스크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이려면 반드시 충분한 준비자산(reserve)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발행사는 준비자산 투명성이 부족하거나, 운영 방식이 불투명해 문제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만약 대규모 환매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은행 뱅크런과 유사한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자금세탁 및 불법 거래 활용 가능성입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쉽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자금세탁, 탈세, 불법 자금 이전에도 악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AML(자금세탁방지)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지가 큰 쟁점입니다.

넷째, 국제적 규제 조율의 어려움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을 초월해 사용되기 때문에, 특정 국가만 규제를 강화한다고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지만, 각국의 금융시장 상황과 규제 철학이 달라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EU)은 이미 MiCA(암호자산시장규제안)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거래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고, 미국 역시 준비자산 요건, 발행사 라이선스 제도화 등을 논의 중입니다. 한국도 조만간 법제화를 본격 검토할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 투자자와 금융소비자가 대비해야 할 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지금, 개인이 고려해야 할 대응 전략은 무엇일까요?

 

첫째, 투자 안정성 점검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1코인’을 유지한다고 해도, 발행사 신뢰도와 준비자산 투명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일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 부족으로 붕괴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은 단순히 ‘가격이 안정적이다’라는 점에만 의존하지 말고, 발행사 신뢰도와 법적 규제 수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금융상품 활용 전략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해외송금, 달러 예치, 디파이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활용도를 지닙니다. 특히 달러 환율 불안정 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일종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사용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셋째, 규제 변화 모니터링입니다. 제도화가 본격화되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증권성 여부), 과세 방식, 거래 제한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술적 장점만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금융당국의 입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분산 투자 원칙 준수입니다. 어떤 자산도 100% 안전할 수는 없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이라는 특성은 장점이지만, 제도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정책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자산의 일부로만 활용하고, 예금, 채권, 주식, 부동산 등과 함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분명히 금융 혁신의 도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존 통화 시스템과 금융안정성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혁신과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제도화 노력, 그리고 개인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모두 필요합니다.

결국 핵심은 ‘안정성 확보 없는 혁신은 위험’이라는 점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 과정을 통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 생태계를 바꾸는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규제와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금융위기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